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영종도 LOCZ 카지노, 왜 논란인가?

LOCZ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서 인천 영종도에 외국 자본 카지노가 들어서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전망에 대해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을 보이는 측은 오픈 카지노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는 반면, 한 측에서는 그럴 일은 없다며 경제적 효용 등을 근거로 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중국·미국계 합작사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의 영종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전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통보하면서, 국내 카지노 시장이 외국 기업에 처음 개방됐다. 문체부는 LOCZ코리아의 신용 상태, 투자 규모, 자금 특성, 결격 사유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엇갈리는 전망
첫 외국 자본 카지노가 들어서게 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게 먹힐만한 장소가 생겨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과, 결국 내국인에게도 개방돼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바로 그것이다.
문화관광연구원 유광훈 박사는 19일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최근에 관광객이 연간 1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박시설이나 관광 매력물 같은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있어왔는데 이번에 복합 리조트가 개발되게 되면 이러한 인프라 부족이라든지, 매력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정적인 전망도 상존한다. 중독예방시민연대 김규호 상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중국인 관광객 때문에 (수입이)늘어난다고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과연 얼마나 보장되느냐를 예견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핵심 쟁점, 내국인 개방 여부
긍정과 부정 모두가 주목하는 핵심 쟁점은 LOCZ카지노가 내국인에게 개방 될 것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에서는 정부 규제 등을 이유로 들어 내국인에게 개방 될 일이 없을 것이라 보는 반면, 부정적인 입장 측에 선 이들은 언젠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유 박사는 “국내에서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원천적으로 관광 진흥법에서 담고 있지 않다”면서 “내국인 출입을 하려면 결국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은 단순히 정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국민적 동의와 합의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 역시 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기홍 문체부 관광국장은 18일 영종도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 카지노)는 굉장히 폭발적인 사안이고 사회적인 동의가 전제되지 않고는 검토조차 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오픈 카지노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즉 사회적인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오픈 카지노를 고려하기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반면 김 상임대표는 “외국인 출입이라고 전제하지만 이후에 오픈 카지노, 즉, 내국인이 출입하는 것으로 전환되지 않느냐, 그 점에 대해서 많이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외국인만으로 (수익이)모자랄 때는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서 수지를 맞추려고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저희 시민단체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원랜드 같은 경우에 연장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킬 때에 시민단체들도 모르고 국회에서 날치기로 10년 더 연장해주는 그런 결과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 도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부를 신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만약 정부에서 ‘절대로 내국인 출입은 하지 않겠다’ 같은 확실한 공표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면 외국인 카지노에 투자하는 투자 자본들이, 한국 정부가 나중에는 오픈 카지노 허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서 접근할 수 있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외국 자본 카지노 유치에 앞서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 역시 20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하면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를 쓰고 들어오려고 하는 이유는 오픈 카지노 화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들어오는 자본이 미국 자본인 만큼 투자 대비 이득이 나질 않으면 미국 정부를 통한 압박이 들어올 수 있고, 현재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용하는 곳이 우리나라와 베트남 뿐인 만큼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변화의 요구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 카지노로 변할 미래가 빤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오픈 카지노, 무엇이 문제인가?
해당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상임대표는 “만약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다면 가장 문제되는 것이 도박중독의 확산”이라며 “강원랜드 생기고 나서 10여년이 지났는데 카지노 지역에서만 100여명의 자살자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도박 산업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보다도 도박 산업의 폐해로 이어지는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0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의뢰를 받은 이화여대 연구팀이 2009년 당시 도박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을 추산한 결과, 7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사행산업의 총매출이 19조5443억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보면, 사회적 비용이 압도적으로 큰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도박비용과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오는 2050년에 많게는 361조원의 도박중독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아울러 사행위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도박중독 유병률(병자 수와 해당 지역 인구 수에 대한 비율)은 7.2%로 약 250만명의 국민이 도박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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