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카지노-조우성의 미추홀
인간은 일을 한다. 생존을 위해서다. 그렇다고 일만 하지는 않는다. 일하는 틈틈이 놀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쓴다. 잘 놀기 위해 돈을 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놀기에 공을 들인다. '일의 노예'에서 벗어나 누리는 일탈의 휴식은 개인 환경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반 세기 전, 필자의 집 옆에는 중국인 팽씨(彭氏)가 살았다. 일 년 열두 달 짜장면집 '덕증식당(德增食堂)'에는 쉬는 날이 없었지만, 음력설만은 예외였다. 빨간 꽃술이 달린 횡간판을 내리고 며칠간 문을 열지 않았다. 주인 친구들이 '마작'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동네서는 다 알았다. ▶중국인의 도박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도박의 종류가 하도 많아 그를 찾아 소개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돈이 다 떨어지면 제 아내까지 걸기가 예사라는, 믿거나 말거나 식 얘기도 전한다. 중국 남부에서 가까운 마카오가 라스베이거스를 앞질러 번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주시해 온 인천시가 영종도 개발사업의 중요 프로젝트로 미단시티 내 카지노 사업 허가를 요청했고, 우여곡절 끝에 며칠 전 정부가 이를 허가해 시중의 화제다.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외국 기업에 카지노 사업을 개방하는 시금석적 결단이었기 때문이다. ▶9년째 세계 1등 공항으로 공인을 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는 GDP 3만6000여 달러, 인구 1억2600여 만을 지닌 일본과 지구촌을 휩쓸고 다니는 신흥 부자들의 나라 중국 등지에서 불과 1~2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카오를 능가한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한 비전도 다양하다.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가 조성되면 그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장밋빛 꿈이 대다수이지만,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먹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내국인 출입 허용'을 요구할 경우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득,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 반대하던 이들이 생각난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외국인을 봉으로 여기는 것 같은 '내국인 금지' 단서는 비윤리적이라고 본다. 더 적극적인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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