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영종도 카지노, 觀光경쟁력 키우려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은 굳이 카지노를 즐기는 고객이 아니더라도 하룻밤을 보내고 싶은 싱가포르의 명소가 이미 돼 버렸다. 이처럼 명소가 된 싱가포르의 카지노 호텔이 싱가포르에 들어선 이후에 시내 택시기사들의 평균 수입이 15만 원 이상 늘어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카지노가 한 도시나 지역에 들어서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것 이상의 수준을 유지한다. 마카오나 싱가포르의 사례가 그 파급효과의 수준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경우다.

우리나라도 인천 영종도에 외국 자본에 의해 투자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중국·미국계 합작회사인 LOCZ코리아의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에 대한 사전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제도적인 틀이 마련됐다고 해서 새로 들어설 카지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건 아니다. 카지노가 들어서는 시점에 카지노가 들어서는 지역이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는 카지노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관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영종도에 새로 들어설 카지노에 대해 절대로 갖지 말아야 할 환상이 있다. 영종도가 싱가포르, 마카오와 같은 수준의 도시가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점이다. 싱가포르나 마카오처럼 역사적이거나 대중적인 인지도 또는 관광(觀光) 선호도 측면에서 영종도는 형편없이 뒤떨어진다. 영종도의 관광 기반 시설도 관광도시다운 매력적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도 극복하기 힘든 과제다.

단지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로 텅 빈 대지와 다를 바 없는 영종도의 어떤 부지에 카지노가 들어선다고 싱가포르와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즐기던 외국인들이 영종도로 발길을 옮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한 착시 현상이다. 허브 공항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카지노가 성공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카지노가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 클러스터가 카지노를 둘러싸고 있어야 한다.

이미 세계 유수의 카지노 도시에서 사업 경험을 쌓아온 외국의 유명 카지노가 영종도에 들어선다고 해서 영종도가 하루아침에 외국인으로 넘쳐나는 카지노 목적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력물도 없고 인지도도 떨어지는 곳에 카지노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영종도여서는 곤란하다. 카지노 외에도 쇼핑, 엔터테인먼트, 컨벤션, 특화된 숙박시설, 테마파크 등이 카지노를 뒤에서 받쳐줘야 새로 생길 카지노가 기대했던 수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영종도에 들어서는 카지노는 이런 매력물들이 배경으로 기획돼야 한다.

최근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리조트 단지를 복합 리조트라고 부르는 것도 카지노만 강조하는 공간 구성이 아니라, 다양한 관광 매력 요소를 포괄하는 리조트 구성이 뒤따라야 하는 명제를 충분히 적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마카오처럼 역사적인 배경이나 정취도 없으며 싱가포르 같은 대중적인 관광 선호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어 있는 땅 영종도는 카지노 말고도 채워야 할 매력물들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

큰 배후 시장 노릇을 할 중국의 대도시들이 마카오나 싱가포르보다 영종도에 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카지노 고객들을 영종도에 보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카지노 도시다운 관광 유인 시설을 갖추지 않게 되면 영종도에 외국자본이 투입되고 카지노가 조성된다 해도 지속 가능성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카지노가 개장되고 운영되는 시점 이후의 카지노 고객 유치에 걸맞은 수준의 시설들이 경쟁력을 갖춰야만 한다. 그래야 제도까지 바꿔가며 유치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한국 관광의 발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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