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종도에는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 촉매제는 카지노다. 지난 18일 리포앤시저스(LOCZ)가 추진 중인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정부의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대상지는 영종도 북쪽(운북동) 미단시티이다. 정부 발표 이후 지역 내 미분양 아파트 소진이 빨라졌다. 입주한 지 4년이 되도록 잔여 물량이 남아 있던 '영종자이'에는 10여 채가 팔려 나갔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값은 치솟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땅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카지노가 들어설 미단시티 인근 토지는 30%가량 올랐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나긴 동면에 빠져 있던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곧 사라질 것이란 우려 섞인 말도 나온다. 이번 카지노 사전심사 통과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걸린다. 이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여기에 섬이란 인식도 다분하다.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건너야 영종도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지 실수요자 등 구매자들이 찾기엔 아직 한계를 보인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과거에도 그랬다. 1989년 인천시로 편입된 이후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영종도에는 '희비 쌍곡선'이 이어져 왔다. 인천공항 입지가 발표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될 당시도 똑같았다.
수 많은 장미빛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상황은 비슷했다. 그럴 때마다 지역 주민들은 희망에 부풀었다. '영종도가 천지개벽할 것'이란 기대에 찼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번 카지노 '호재'도 떳다방처럼 잠시 머물다 사라질 것이란 시각이다. 후속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LOCZ측이 성과를 내야 한다.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와 인천시 등도 각종 인허가와 행정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우려가 현실로 되지 않도록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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